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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머니에게 갑자기 카드 배송원에게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주민번호까지 읊으면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인터넷 주소(URL)와 전화번호를 문자로 보내면서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에게 전화한 어머니에게, 그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죠. 역시나 보이스피싱이었습니다. 전날에는 저에게 한 통의 문자가 왔습니다. 한 은행에서 일시불로 1000만원이 출금됐다는 내용이었어요.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상담 접수를 하라는 번호와 함께요. 순간 번호를 누르려다 아차 싶어 누르지 않았습니다. 계좌부터 확인해보니 출금이 안됐더라고요. 저와 비슷하게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할 뻔한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실제로 피해자도 계속해서 늘고 있어요. 셀프주유 카드 배송에 이어 소비 쿠폰까지 노리는 등 수법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어, 피해자들은 순간 홀리듯 입금하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금융권이 아닌 산림청 공무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까지 성행이라고 합니다.수법이 교묘하다보니 대통령, 금융감독원장, 검찰총장도 보이스피싱을 못피할거라는 우스개도 돕니다. 연령대별 특성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수법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적금이자 휴대전화에 익숙한 2030세대는 물론 서울 강남 지역에 사는 50·60대 부유층, 은퇴 후 정년퇴직자들의 연금을 노리는 보이스피싱까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합니다. 올해 상반기(1~6월) 20대 보이스피싱 피해자 비율은 23.9%로 60대(25.6%)에 이어 둘째로 많았습니다. 4년 전보다 20대 피해자가 6.3%포인트 늘었어요. 경찰에 따르면 사기범죄 발생 무직자연체자 건수는 2021년 약 29만4000건에서 지난해 42만건을 넘어선 상태라고 합니다. 단순 금전 피해를 넘어 공동체 신뢰까지 훼손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정부와 경찰은 보이스피싱 대책을 내놓느라 분주합니다. 경찰은 전담 수사 인력을 늘리고, 금융위원회는 보이스피싱 대응 전담 플랫폼을 만들려고 해요. 은행과 수사기관, 통신사 등이 보유한 정 코르테즈 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금융보안원의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해 금융사기 패턴 등을 파악하고 대응 체계도 공동으로 갖춘다고 합니다. ‘쪼개기’에 쓰이는 대포통장 계좌의 일괄 정지까지 가능해진다고 하네요. 추가로 유력하게 검토 중인 구제 방안으로는, 일정 금액 이하 피해에 대해 무과실 원칙에 따라 전액 배상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일부 은행이 ‘무료 전세자금대출한도조회 보이스피싱 보상보험’으로 1인당 1000만~2000만원가량을 보상하고 있어 1000만원 이하가 무과실 배상 기준으로 설정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요.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이 사실상 ‘조직범죄’가 된 만큼 고객들이 믿고 거래한 금융사도 고객의 편에서 같이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금융 취약계층의 경우 금융사가 책임지고 보이스피싱을 방지하겠다는 의무를 명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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