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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 단체들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국정기획위)에 4대강 재자연화, 14개 기후대응댐 사업 취소, 4대 하굿둑 개방 등 ‘통합적 물 관리’ 정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모두 우리나라 물 정책에서 핵심적이고 해묵은 과제들로, 도중에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집권 초기부터 정부가 강력한 실행 의지를 보이라 촉구하는 모양새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정기획위 앞에선 197개 환경 단체, 1152명의 활동가가 서명 비과세 적금 에 참여한 ‘우리 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범국민선언’이 열렸다. 이들은 위원회 앞에서 선언문을 발표한 뒤 홍창남 국정기획위 사회2분과장에게 정책 제안서를 전달했다. 이 제안서엔 △국정 과제에 4대강 자연성 회복 포함 △‘우리 강 자연성 회복 추진본부’ 설립 △세종보 등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과 재자연화 신속 이행 △낙동강 녹조 개선을 위한 보 개방과 취 신협제2금융권 ·양수 시설 개선 △한강·낙동강 보 처리 방안 마련과 재자연화 추진 △기후대응댐과 준설 등 기후위기 역행 정책 백지화 △하굿둑 개방을 통한 생태계 회복 추진 △대통령실 기후·환경 수석비서관 신설 △물 정책과 국가물관리위원회 정상화 등이 포함됐다.
앞서 23일엔 같은 곳에서 환경단체들의 연대단체인 ‘보 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 시민행 우리은행마이너스통장이율 동’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에 “4대강 보 개방과 재자연화 추진을 국정 과제로 채택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세종보가 개방된 뒤 금강의 자연 생태계가 뚜렷이 회복됐다. 이제 4대강 16개 보를 모두 열고, 정부 차원의 강력한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의 요구에 따라 국정기획위는 조만간 환경단체들의 구체적 요구 사항 자녀교육비한도 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환경단체들에 약속했다.
환경단체들이 이재명 정부 초기에 이렇게 대규모로 집단 행동에 나선 이유는 무엇보다 지난 문재인, 윤석열 정부에서 물 정책의 퇴행이 뼈아프기 때문이다. 전국의 강에 대형 보를 설치하고 강물의 흐름을 막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은 생태계를 파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문재인 정 아파트전세보증금대출 부는 ‘4대강 재자연화’를 국정 과제로 내세웠으나, 2021년 세종보 해체 등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발표하고도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 등 임기 내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7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빌미로 8월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취소했고, 국가 물관리 기본계획에서 ‘강 자연성 회복’을 삭제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7월 기후대응댐 14개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국가 주도로 대규모 댐을 짓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 6년 만의 일이었다.
문재인 정부 때 국가물관리위원장을 지낸 허재영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의장은 “문재인 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에 대한 국민의힘의 반대가 강해서 여론이나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 것 같다. 그런 어려움을 돌파해서 4대강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생명의강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5년 내내 4대강 자연성 회복을 말했지만, 결국 희망고문으로 끝났다. 이번 정부에선 그렇게 해선 안 된다는 환경단체들의 의지를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를 다시 한번 공약한 바 있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보 철거를 위한 금강 낙동강 영산강 시민행동’의 활동가와 전문가들이 ‘4대강 재자연화’ 등의 정책을 국정 과제로 채택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최근 발표된 환경 관련 분야 장·차관 인선 결과도 환경단체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나 금한승 환경부 차관, 이유진 대통령실 기후환경에너지비서관은 모두 환경 분야의 전문성이 높다. 그러나 기후·에너지 쪽에 특화돼 있어, 물, 공기, 생태 환경 분야가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통령실 기후환경에너지비서관이 인공지능(AI)미래기획 수석비서관실에 속했다는 점도 비슷한 우려를 낳는다. 환경단체들은 ‘기후환경에너지 수석비서관’을 따로 신설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금한승 환경부 차관이 윤석열 정부에서 국립환경과학원장을 맡았던 시절, 환경과학원이 환경단체가 분석해 발표한 ‘4대강 사업의 환경 악영향’을 부정하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발표했던 것을 문제로 지적한다. 이철재 부위원장은 “당시 환경과학원은 낙동강의 녹조 독성의 위험성을 부정하는 연구를 주로 했다. 당시 금 원장이 얼마나 이 일을 주도했는지 알 수 없지만,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환경부 차관으로 임명해 4대강 재자연화가 제대로 될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백경오 환경운동연합 생명의강특별위원장(한경국립대 교수)은 “국정기획위원 가운데 전통적인 의미의 환경 분야 전문가가 한 사람도 없다. ‘4대강 재자연화’가 이재명 정부 환경 분야의 1번 공약이지만, 국정 과제에서 우선 순위에 포함될지도 불확실하다. 정부 조직 개편 때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고, 환경부는 물과 공기 관리와 규제 위주로 바꾸는 것이 어떨까 싶다. 에너지 쪽은 사업성이 강해서 전통적 환경 이슈가 휘둘리거나 소외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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