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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대 과학기술원(KAIST·GIST·DGIST·UNIST)에 학사 과정부터 AI(인공지능)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AI 단과대'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학기술계는 AI 단과대가 "유행을 좇는 '트렌드성' 인재 양성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1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정부는 4대 과학기술원(이하 과기원)을 각 지역의 AI 핵심 거점 새마을금고 자소서 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4대 과기원이 내년부터 AI 단과대 신설에 착수하도록 지원한다. 더불어 4대 과기원과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연계한 대형 집단 연구사업(기관전략개발단)과 과기원과 영재학교를 연계해 6년 안에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조기 박사제' 등을 제시했다.
4대 과기원에 AI 단과대가 신설되면 신입생들은 뉴환승론 2학년부터 AI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4대 과기원은 신입생이 1년간 여러 전공을 탐색하고 2학년부터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는 '무전공·무학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각 과기원은 AI 단과대 사업을 앞두고 각 학교에 맞는 커리큘럼과 운영 계획을 기획 중이다. LLM(거대언어모델)과 알고리즘 등을 개발하는 AI 기술 과정과 AI를 바이오·예술 등 다 카미니 양한 산업군에 접목하는 AI 융합형 전공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조직 개편을 통해 AI 단과대와 유사한 성격의 '정보컴퓨팅대학'을 설립한 GIST(광주과학기술원)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AI융합학과, 반도체공학과, AI정책전략대학원을 한데 묶은 모델을 제시했다. 김강욱 GIST 정보컴퓨팅대학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 후순위사채 터뷰에서 "독립적인 AI 학과만으로는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 핵심은 AI 확산에 있다고 보고 반도체부터 로봇·예술 등 AI 응용 분야를 한 단과대 안에 묶었다"며 "학생들이 AI 연관 전공을 두루 접하고 전문성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정부가 4대 과기원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배경에 과기원을 각 지역의 'AI 핵심 청약저축이란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고려할 때, 각 과기원은 신설 AI 단과대에 지역 특화형 AI 커리큘럼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제조와 AI, 반도체 기술과 AI를 연계하는 식이다. 이날 4대 과기원 총장단과 만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역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다행히 4대 과기원이 비수도권에 있다"며 "과기원이 권역별로 지역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다만 과학기술계에서는 AI 단과대 신설이 '제2의 반도체학과' '제2의 소프트웨어학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IT 계열 쏠림 현상'이 AI 단과대 설립으로 더욱 심해져 기초과학계 인재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한 과학기술계 전문가는 "전략기술의 기반에는 물리학, 수학 등 기초과학이 있다. 그런데 기초과학을 깊이 있게 전공한 인재는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AI 단과대는 단순한 '지름길'에 불과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반도체가 유망할 때는 반도체 학과가, 소프트웨어가 인기를 얻을 땐 소프트웨어 학과가 우후죽순 생겼다"며 "하지만 기술은 빠르게 변한다. 배출한 인력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사회가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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